2009-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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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7 : 나른한 일요일



눈오는 브루클린은 정말 험난하다. 

daily 2010. 2. 26. 20:29




다음해가 다가오기를 두려워한 적이 이번만큼은 없는 것 같다.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지내다보니 어느새 2월이고 뉴욕에서 처음 몸살을 앓다가
오늘 오후쯤 겨우 정신이 들어서 친구가 준 약도 챙겨먹고 밥도 먹었다.
밖에는 눈이 쌓여있는데 창문을 등지고 누워있던 탓에 눈이 내렸던 것을 몰랐다.
뉴욕의 겨울을 지내는 동안 눈을 맞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눈이 쏟아지던 날엔 여행을 하고 있었고 눈이 내리는 풍경을 보긴해도
지하철이 멈춘다거나 딜레이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반년이 조금 넘게 지내면서 너무 오래 있었다는 말을 종종 한국에서 듣는데
나는 나와 조금도 떨어져있지 않았지만 서울과는 3년을 떨어져
있었으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언제 돌아간다고는 말 못하겠다. 대충 언제쯤 가게 될 것이다 라는 말은 해도
그것에 대한 확신은 없고 그러고 싶진 않다.
결과가 보이더라도 어떻게 될지 두고보자는 식이다.

뱉어놓을 말은 많은데 쓸 글은 없다. 도메인 연장하라는 메일이 왔는데 어떻게할지 모르겠다.
사실 말이란 것은 입에서 나와야만 하는 것 아닐까.

daily 2010. 2. 3. 14:22




캐나다에 다녀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고 국경은 한번쯤 넘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나는 곳은 유럽 아니면 캐나다. 주어진 방학에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일단은 뉴욕부터 벗어나자 생각했다. 아는데라곤 고작 노트르담이었고 인터넷을 뒤져본다 한들 다 갈 수 있을만한 성실함따위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아서 그냥 평소 살던데로 지내다 왔는데 그러다보니 캐나다를 가던 뉴욕에 머무르던 별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뉴욕이 지겨웠던 것일까 아니면 이제 너무 집처럼 느껴져서 여행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뉴욕에 처음 도착했을 때 처럼, 몬트리올에 닿았을 때 신기하거나 놀랍지 않았던 것은 무지에 의한 무감각이었달까. 뉴욕에서 먹었던 것 보다 맛있는 이탈리아 요리 먹었고 불어도 실컷 들었다. 그래도 남들 다 가본다는 덴 가본 것 같은데 렌즈가 작동을 멈추고 손가락이 얼어붙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찍었던 인증샷들 플리커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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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2009. 12. 28. 05:23




외국아해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어떤 나라는 비싼 물건은 절대 들고다닐 수 없을 만큼 거리가 위험한 곳도 있고, 지루해서 마음까지 경건해진다는 곳이 있는가하면, 한국인이 자기네 동네에 오면 주민들이 구경올거라는 곳에서 온 친구도 있다. 

초반 탐색전엔 자기네 나라 문화들 얘기하다가 그 다음에 할 말이 없어지면 그냥 인사만 하는 사이가 되는데, 지난번 학교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한 덕분에 요즘엔 너네 나란 어떠냐 우리나란 어떻다 이런 말 거의 안하게 된다. 정말 궁금하면 물어보는 정도.

일주일을 지냈건 한달을 지냈건 고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나는 이상하리만치 그립지가 않다. 한 친구는 뉴욕의 과일이나 생선이 플라스틱 같아서 밥먹으러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그리운 이유를 찾으라면 가족이나 친구겠지만 그 외의 것엔 그 어떤 향수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평소에 애정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나를 옭아매고 있었던 것이라 해방감을 느끼는 것인지도.

물론 언어때문에 부딪히게 되는 문제나 한계들이 분명 힘든건 사실이지만 늘 그런 것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수 있는 것이라 더 지켜보고 싶은 건 아닐지. 

daily 2009. 12. 9. 12:47




자주가던 가페에 오랜만에 갔는데 카페공간이 리뉴얼되어있었다.
이런 방에 살면 좋겠군.

몬트리올행 버스표를 예약해야 하는데 BOA카드로 결제가 자꾸 실패해서 Chase계좌 만들었다. 유니클로에서 코트싸게 판다길래 보고 있었는데 점원이 와서 피곤해 보인단다. 그 말을 들으니 극도로 피곤해져서 집에 돌아왔는데 배가 고파서 된장찌개를 시도했다. 된장풀고 채소넣으니까 완성은 됐는데 음식을 준비하고 정리하는 시간은 먹는 시간의 5배쯤은 되는 것 같다. 도대체 엄마들은 얼마나 힘들까. 

밥하고 밥먹고 치우고. 먹자마자 치우는 생활의 연속은 혼자사는 사람의 숙명인가. 

지난달까지 있던 반에선 무슨 말만 해도 interesting과 genius를 남발해주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새로 바뀐 반의 선생님은 은근 냉정하다. 격려의 말이 중요한 시기다.

daily 2009. 12. 8. 12:24





머리에서 글이 나와야하는데 손에서 글이 나오는 것이 갈수록 심해진다. 가늘다와 얇다, 채소와 야채라는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내가 쓰는 문장들은 하나같이 보잘 것 없고 친구랑 대화를 하다 주어,동사를 제외한 문장들을 채팅창 너머로 읽다보면 이해가 안된다. 

아무생각없이 침대에 누워있던 약 20분 동안 뉴욕에 온 처음으로 집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하루 날 잡아서 슈퍼도 안가고, 빨래도 안가고, 카페도 안가고 집에만 있어봐야지. 
아니 침대에만 있어봐야지.

무한도전에서 Think coffee가 나왔다고. 어쩐지 방문자가 급 상승했더라. 기념으로 카페사진. 어제 스캔한 것 찾으러 갔는데 CD로 만들어 달라고 했던것을 죄다 프린트해놔서 두번들렀다.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프린트된것들 다시 가져가더라. 어차피 버릴거 나한테 버리라고!

daily 2009. 12. 7.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