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2.



1년만에 부산에서 재회하는 효은이는 말도안되게 너무 익숙해서 만나자마자
별다른 말없이 뭐먹을까로 시작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부산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효은이 덕이 아닐까 싶다.
여름에는 여행으로, 겨울에는 겨울바다가 좋아 해운대를 가고
난생처음 조개구이를 먹은 것은 부산대 앞.
와인을 부담없이 먹기 시작한 것도 부산대 앞.
인도요리를 먹은 것. 무슨 일이 있을때에 털어버리려 찾는 곳도 해운대다.
진작에 가자고 했던 <히노쇼군>, 남의 집에 와서 술마시는 느낌의 <새벽>에도 갔다.
다시 부산을 멀리한 곳에서 우리는  한번씩 꼭 부산의 장소들에 가야만 하는 기분이 들것이다.

몇시간동안 늘어놨던 이야기들은 알맹이들 몇가지 빼곤 기억도 나지않는다
분명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어갈수록 한숨은 늘어났고 정리를 했고
이제 그러지말아야지 하는 것도 얘기했단거다.

필름이 끊겨서 인천공항까지가는 일이 안생기려고 정신바짝차리고 울산에 도착했더니
한잔이 아쉬워서 순길이랑 딸기를 불러내어 <상하이객잔>에 갔다.
할 말이 많아서, 할 말이 있어서 술을 마시면 좀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술술술술 하다가
결국 제대로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못하고 비틀거리면서 나왔다.
근데, 뭐 조금은 후회도 하면서 살아야겠구나 했다.

daily 2009. 1. 8.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