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2.


눈앞엔 스크린밖에 안보이고 소리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과 대사만 있는 극장에 앉아서
아무생각도 안하고 영화에만. 혹은 아무거나 딱 한가지에만 몰두하고 싶어서 '극장구경'에
안달나있었는데, 수위가 꽤 높다는 쌍화점을 보고왔다.
잘 모르고 봤는데 이렇게 벗고 저렇게 섹스를 해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격하게 섹스를 해댔다.
왕이 불쌍했다. 홍림과 왕후가 어리다고 생각했다. 홍림이 좀 더 참았어야 했다고
뒤늦게 살의 맛을 너무 알아버린거라 둘 다 급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몸가는데 맘가는거 맞다. 근데 몸 떠나면 마음도 금방 떠나는게 그런류라고, 결국 파트너의 관계에서 사랑의 감정이 들어가서 모두 힘들어진거 아닌가 했다.
몸과 마음의 속도는 어느정도 맞춰가야하는 것이다. 왕이 참 안됐다고 왕은 홍림뿐이었는데 홍림이 갔으니 왕도 참 떠나고 싶겠구나. 근데 왕은 버리기엔 가진게 많고 가지기엔 버릴게 많구나.
뭐야, 너도 게인줄 알았는데 바이였구나. 몸만 줬어야지. 나쁜새끼. 근데 날 사랑하긴 했니? 이런거.
보고나오면서 왕의남자나 색계를 보고나온 듯한 멍함과 늦바람이 무섭다는 교훈.
생각보다 괜찮았다. 실컷 몸구경하고 나온 느낌도 들었고, 내가 요즘 발정긴지 좀 외로워서
촬영각도를 보고 감탄했다. 덕분에 몰입은 잘하고 나왔다.


note 2009. 1. 6.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