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2.

전체 글

    / 2009.01.08 : 부산에다녀왔다
    / 2009.01.07 : 밥을먹는다
    / 2009.01.06 : 쌍화점보고왔다
    / 2009.01.01 : 2009년의 시작



1년만에 부산에서 재회하는 효은이는 말도안되게 너무 익숙해서 만나자마자
별다른 말없이 뭐먹을까로 시작하는 하루가 시작되었다. 이미 다 알고 있으니까.
부산을  좋아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효은이 덕이 아닐까 싶다.
여름에는 여행으로, 겨울에는 겨울바다가 좋아 해운대를 가고
난생처음 조개구이를 먹은 것은 부산대 앞.
와인을 부담없이 먹기 시작한 것도 부산대 앞.
인도요리를 먹은 것. 무슨 일이 있을때에 털어버리려 찾는 곳도 해운대다.
진작에 가자고 했던 <히노쇼군>, 남의 집에 와서 술마시는 느낌의 <새벽>에도 갔다.
다시 부산을 멀리한 곳에서 우리는  한번씩 꼭 부산의 장소들에 가야만 하는 기분이 들것이다.

몇시간동안 늘어놨던 이야기들은 알맹이들 몇가지 빼곤 기억도 나지않는다
분명한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이를 먹어갈수록 한숨은 늘어났고 정리를 했고
이제 그러지말아야지 하는 것도 얘기했단거다.

필름이 끊겨서 인천공항까지가는 일이 안생기려고 정신바짝차리고 울산에 도착했더니
한잔이 아쉬워서 순길이랑 딸기를 불러내어 <상하이객잔>에 갔다.
할 말이 많아서, 할 말이 있어서 술을 마시면 좀 더 쉬울 줄 알았는데 술술술술 하다가
결국 제대로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못하고 비틀거리면서 나왔다.
근데, 뭐 조금은 후회도 하면서 살아야겠구나 했다.

daily 2009. 1. 8. 23:00




겨우 찾아낸 중국식당은 이상하게 몇번가고나면 없어지거나 맛이 떨어진다.
그 둘이 아니면 서비스가 마음에 안든다. 이번엔 백화점 옥상에서 찾았다.
요리도 맛있고 기본 음식도 괜찮았다. 현대호텔에 있는거라서 현대백화점마다 있는건데
없어질 염려는 당분간 안해도 될 것 같은데 서울에도 있을런지 모르겠다.
여튼. 밥을먹고 커피를 마시러 가면서도 느낀거지만 울산엔 체인이 아닌곳은 찾을수가없다.
간판마다 XX점이 적혀있단건 있을덴 다 있단건데 다른동네에서 같은 가게를 보게되면
얼마나 그동네가 뻔하게 느껴질까. 뭐 먹을까 하는순간 진짜 고민이 시작된다.
울산에 유일하게 있던 빕스가 없어졌고 커피빈이 생겼다.
크리스피는 장사가 안되는지 볼 때마다 몇 쟁반씩 들고돌아다니면서 나눠주더라.
흡연석에 앉으면 좀 조용할 것 같아서 앉았더니 흡연자는 없고 창가라서 앉으러 온 사람 태반이었다.
오히려 담배피면 다들 째려볼 것 같은 분위기.
요즘은 또 파파로티나 로티멈 같은게 유행이라 동네에 종류별로 한개씩 점포가 있다.
(파파로티 번이 제일 괜찮은 듯)
이왕 체인점만 계속 생길거면 의류브랜드도 좀 생기고 인디관도 만들어줬음 좋겠다. 에레이.

daily 2009. 1. 7. 06:02



눈앞엔 스크린밖에 안보이고 소리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과 대사만 있는 극장에 앉아서
아무생각도 안하고 영화에만. 혹은 아무거나 딱 한가지에만 몰두하고 싶어서 '극장구경'에
안달나있었는데, 수위가 꽤 높다는 쌍화점을 보고왔다.
잘 모르고 봤는데 이렇게 벗고 저렇게 섹스를 해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격하게 섹스를 해댔다.
왕이 불쌍했다. 홍림과 왕후가 어리다고 생각했다. 홍림이 좀 더 참았어야 했다고
뒤늦게 살의 맛을 너무 알아버린거라 둘 다 급한 것이었다고 생각했다. 
몸가는데 맘가는거 맞다. 근데 몸 떠나면 마음도 금방 떠나는게 그런류라고, 결국 파트너의 관계에서 사랑의 감정이 들어가서 모두 힘들어진거 아닌가 했다.
몸과 마음의 속도는 어느정도 맞춰가야하는 것이다. 왕이 참 안됐다고 왕은 홍림뿐이었는데 홍림이 갔으니 왕도 참 떠나고 싶겠구나. 근데 왕은 버리기엔 가진게 많고 가지기엔 버릴게 많구나.
뭐야, 너도 게인줄 알았는데 바이였구나. 몸만 줬어야지. 나쁜새끼. 근데 날 사랑하긴 했니? 이런거.
보고나오면서 왕의남자나 색계를 보고나온 듯한 멍함과 늦바람이 무섭다는 교훈.
생각보다 괜찮았다. 실컷 몸구경하고 나온 느낌도 들었고, 내가 요즘 발정긴지 좀 외로워서
촬영각도를 보고 감탄했다. 덕분에 몰입은 잘하고 나왔다.


note 2009. 1. 6. 19:19




난생처음 컨버스가 색깔별로 생겼고 안경도 바꿨습니다.
술을 마시면서 2008년을 생각하니 경험보단 생각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올해는 새해다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뭐든지 시도하고 노력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할 시간에 방에 콕 박혀서 블로그도 변신시켰습니다.
더 즐거우라고 조금 화려하게 만들었습니다.
24살이 됐고, 24살을 살면서 어릴 때 생각했던 '멋진 나이' 를 직접 경험해볼겁니다.
2009년에는 더 함께합시다.

daily 2009. 1. 1. 01:14